Kok Bazar(Almaty)에서 먹은 고려인 할머니의 따스한 국수가 생각나는 날

2018. 7. 31. 01:14Log : Tag : 노트테이킹/일상의 Tag 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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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무더운 여름이다. 천산 산맥의 만년설을 바라보며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불어오는 2월의 찬 바람을 1초라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인간적인 정이 메마른 것 같이 느껴지는 삶을 살다 보면 추위의 2월 알마티의 여행객의 손을 녹여 주었던 고려인 할머니(Корёсарам)의 국수 한 그릇이 생각난다.

 

(Zelyony Bazar, Kok Bazar 그린 마켓, Kazakhstan, Almaty)

 

 

1.

"꼭 다시 와서 국시 한 그릇 드시고 가시소" 

 

익숙한 듯한 말투이지만 러시아식 역양이 섞여있는 발음으로 무척이나 반겨 주신 고려인 할머니의 반가운 인사. 

국수를 다 먹고 계산대 앞에 서성이던 여행자였던 나에게 건넨 할머니의 인사는 '안녕히 가세요'라는 우리 내의 인사보다 더 반가웠다. 

(고려인 국시, 카자흐스탄 Kazakhstan, Almaty)

 

2.

코 끝이 쑤실 정도로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중앙아시아의 중심, 알마티의 바람은 한국에서 겨울마다 만났던 겨울바람보다 더 매섭다. 추웠던 겨울의 여행자을 향해 알마티 여행에 차디찬 추위를 녹여 주었던 어르신의 말 한디에 대한 여운은 무척이나 길었던 것 같다. 한 동안 고즈넉한 알마티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려고 기억을 되돌렸으니 말이다. 

(알마티 판필로프 공원 - Kazakhstan Almaty, Panfilov Park)

 

3.

독립 영화 평론 공모가 있다는 포스터를 보자마자 알 수 없는, '뭔가를 쓰고 싶다'라는 욕심과 생각이 몰아친 건 1달 전쯤이다. 작년, 독립영화제에서 관람했던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에서 보았던 찬란했던 그녀들, 카자흐스탄 고려인 극장 대표 배우 '이 함덕'과 '방 타미라'의 삶을 통해 본 고려인의 삶은 '뜨거운 열정'과 '사랑'이었고 한 편의 찬란한 별과 같은 이야기였다. 

여쨋뜬 대회를 위한 준비도, 글을 쓸 역량도 부족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지원할 의사는 없다. 하지만 '뭔가를 쓰고 싶다' 그 생각은 새싹이 돋아나듯 머릿속에서 자랐던 것인지 고려인과 중앙아시아 디아스포라에 대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찾아보곤 했다.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 Sound of Nomad: Koryo Arirang 포스터)

 

 

4.

뭔가 이것저것 많이 쓰고 싶은데 두서없는 글이 될 것 같다. 

겨울의 알마티, 따듯한 국수 한 그릇은 얼음처럼 얼어붙은 마음까지도 녹여주었던 따스한 기억이다. 

(Zelyony Bazar, Kok Bazar 그린 마켓, Kazakhstan, Almaty)

 

매년 겨울에는 고즈넉한 알마티 그리고 고려인 할머니가 끓여 주신, 듬뿍 올려주신 고명과 국수가 생각난다.

 

올해 겨울에는 고려인 국시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을까? 질문을 해 본다.

(에어 아스타나 - by Air Astana :    Seoul Incheon -> Alma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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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7blue7cat7.tistory.com/74?category=676378

([카자흐스탄 견문록][1](8) 그린 마켓(Zelyony Bazar, Kok Bazar)에서 만난 고려인 당근 김밥과 고마운 국시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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